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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다름을 품어내고 피어난 봄의 선율

국립극장 기획 <2026 함께, 봄>
지휘대도 악보도 없다, 시각장애 오케스트라 한빛예술단의 연주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은 오는 4월 11일(토) 해오름극장에서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고 음악으로 소통하는 클래식 공연 <2026 함께, 봄>을 연다. 시각장애인 전문 연주 단체 한빛예술단을 중심으로 펼쳐지며, 첼리스트 홍진호와 배우 정영주가 협연자로 나선다. 피아니스트이자 클래식 연구가 안인모의 해설이 함께하는 이번 무대는 무장애(Barrier-free) 공연으로 진행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해설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통역을 동시에 제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무대로 선보인다.

 

<함께, 봄>은 국립극장 ‘동행, 장벽 없는 극장 만들기’ 사업의 하나로 2022년 첫선을 보였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음악으로 소통하고, 따뜻한 ‘봄’을 느끼며, 장벽 없이 ‘함께 보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이한 공연으로, 장애 예술가의 무대 기회를 넓히고 모두의 문화 향유권을 확장하는 국립극장의 대표적인 봄맞이 클래식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2026 함께, 봄>의 주인공인 한빛예술단은 전 단원이 시각장애 연주자로 구성된 전문 오케스트라다. 시각장애인의 직업적 자립을 돕고 전문 예술인으로서의 활동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2003년 창단했다. 단원 다수가 국내외 음악대학과 전문 교육 과정을 거친 실력파 음악가들이다. 2014년 소치 동계패럴림픽과 2014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축하 공연,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 폐막식 등 다수의 무대에서 실력을 입증해 왔다.

 

한빛예술단은 악보 없이 모든 곡을 암보해 연주하는 독보적인 방식을 고수한다. 그 중심에는 김종훈 음악감독이 이끄는 ‘들리는 지휘’ 체계가 있다. 이번 공연 역시 지휘대와 악보 없이 진행된다. 김 감독은 마이크 송수신기를 통해 각 파트에 실시간으로 박자와 곡의 흐름을 전달하며 합주를 진두지휘한다. 단원들은 수천 번에 걸친 반복적인 청음과 암기 과정을 거치는 것은 물론, 공연 중에는 지휘자의 세밀한 음성 신호와 서로의 숨소리, 소리의 미세한 흐름에 모든 감각을 집중한다. 눈으로 보는 지휘 대신 귀로 듣는 신호에 의지해 호흡을 맞추는 이들만의 방식은 일반적인 오케스트라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집중력을 요구하며, 치열한 노력 끝에 완성된 앙상블은 관객들에게 경이로운 울림을 선사한다.

 

 

협연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배우 정영주는 그간 발달장애 예술가 지원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며 장애 인식 개선과 화합의 값어치를 강조해 왔다. 여기에 클래식의 경계를 허물며 대중과 소통해 온 첼리스트 홍진호가 힘을 보탠다. 특히, 홍진호는 이번 무대에서 시각장애 연주자들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며 음악으로 하나 되는 특별한 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공연은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으로 화려하게 시작해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가운데 ‘백조’,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무도 잠들지 말라(Nessun dorma)’ 등으로 이어진다. 협연자로 나서는 홍진호는 자신의 앨범 「시티 멜로디(City Melody)」 수록곡인 ‘오래된 다리’를 솔로 연주로 선보이며, 배우 정영주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대표곡 ‘싱크 오브 미’(Think of Me)와 팝 명곡 ‘더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The Greatest Love of All)을 한빛예술단과 협연한다.

 

 

 

특히, 한국기록원(Korea Record Institute) 공식 인증 ‘최다 암보 최장시간 오케스트라 연주(6시간 44분 동안 모두 52곡 암보 연주)’ 기록을 보유한 한빛예술단이 이번 공연을 위해 ‘싱크 오브 미’를 새롭게 암보해 처음으로 선보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공연의 해설은 피아니스트이자 클래식 연구가로서 대중에게 클래식을 쉽게 전달해 온 안인모가 맡아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무장애(배리어 프리, Barrier-free)’ 무대로 꾸며지는 만큼 현장에서는 전문 수어 통역과 음성 해설이 동시에 제공되며, 점자가 포함된 안내 지도도 배포된다. 국립극장 누리집과 유튜브를 통해서는 수어 통역, 음성 해설, 자막이 포함된 사전 안내 영상을 제공해 관객들의 관람 편의를 도울 예정이다.

 

공연 예매ㆍ문의 국립극장 누리집(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