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16세기 이응태묘에서 나온 순한글 편지(언간)의 일부입니다. 풀어보면
“자내를 여의고 내가 살 힘이 없어서 빨리 자내한테 가고 싶으니 나를 데려가소.”
이지요. 먼저 죽은 남편을 향한 아내의 애달픈 심정이 드러납니다. 얼마나 죽은
남편이 그리웠으면 빨리 데려가 달라고 했을까요?
여기서 아내가 남편을 부른 이름 ‘자내’는 남편이 아내에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종결형과 주로 같이 나타나는데, 이처럼 당시 부부 사이에는 대등한 호칭이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아내가 남편을 부르는 이름으로 ‘자내’ 말고도
‘게셔, 나으리’ 따위도 쓰였습니다만 조선 중기까지는 딸이 아들과 동등하게 제사를
지냈고, 유산도 같이 물려받았다는 사실과 함께 여성이 당당했음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