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을 넘긴 아버지를 지게에 태워 금강산 유람을 다녀온 아들이 있었습니다.
이 지게는 짐을 얹어 사람이 등에 지는 우리나라 고유의 운반 기구입니다. 프랑스
민속학자 샤를르 바라도는 “지게는 양 어깨와 등의 힘을 조화시킨 창의적이고
과학적인 운반기구다.”라고 칭찬했습니다. 또 스웨덴 기자 아손 그렙스트는 짧은
거리일 때 보통 체구의 지게꾼이 189킬로그램의 짐을 운반할 수 있는 엄청난
기구라고 했지요.
지게라는 이름이 17세기 말의 어학서 ≪역어유해(譯語類解)≫라는 책에 처음
나와 최소한 300년 이상 된 것은 분명하며, 신라 시대 토우에 지게 비슷한 것이
있는데, 어쩌면 지게의 역사는 삼국 이전부터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미군은 이
지게를 A자 모양의 틀이라 하여 “A FRAME”이라고 불렀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지게에도 우리 겨레의 슬기로움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