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을 뚫고 나와 고고한 자태를 자랑하던 매화는 지고, 대신 진달래, 산수유,
개나리가 흐드러집니다. 또 들꽃글방 카페에는 우리의 토종 들꽃인 뽀리뱅이,
개불알풀꽃, 줄딸기꽃, 양지꽃, 대극들이 이름만큼이나 그 순수한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이렇게 꽃들이 흐드러진 봄날 “꽃보라 맞고 꽃멀미 해보셨어요?”란
인사를 많이 합니다. 그러면 그 말을 듣는 사람은 그렇게 예쁜 말이 있었느냐며,
자신도 당장 써먹겠다고 합니다.
‘눈보라’처럼 꽃이 휘날리는 모습을 ‘꽃보라’가 인다고 하며, 꽃의 아름다움이나
향기에 취하여 어지럼증을 느끼는 것을 ‘꽃멀미’라고 하지요. 또 ‘꽃보라’ 비슷한
말로 ‘꽃눈깨비’도 있는데 이는 흰 눈같이 떨어지는 꽃잎을 말합니다. 이렇게
우리 토박이말에는 아름답고 정감이 가는 말들이 많습니다. 하나둘씩 익혀 쓰면
시나브로(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맛깔스러운 말글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