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이슥한 때 도심지 유흥가를 지나다 보면 팔을 잡아끌면서 호객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을 속된 말로 “삐끼”라고 부르지요. 이들을 섣불리
따라갔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쉽지요. 그런데 이런 “삐끼”가 옛날에도 있었는데
당시 사람들은 이들을 “여리꾼”이라고 불렀지요. 다만, “삐끼”와는 달리 “여리꾼”은
유흥업소에 끌어들이는 게 아니라 물건을 파는 상점에 끌어들이는 것이고, 유흥이
아니라 물건을 사도록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 몰래 사정을 염탐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하는 사람 곧 간첩 또는 ‘spy'를 "여마리꾼’이라고 합니다. 또 맞벌이 부부 가운데
어느 한 쪽이 틈을 내어 또 다른 일로 돈을 버는 일은 “세벌이”, 여러 사람이
밑천을 어울러서 함께 하는 장사 곧, 동업을 “얼럭장사”라고 부르면 좋을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