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시는 한용운의 <거문고를 탈 때> 일부입니다. 선비들은 거문고라는 악기를 통해 인간이 도달하고자 하는 최고의 경지를 꿈꾸었습니다. 그래서 거문고의 규격도 우주를 축약해 놓은 소우주로 생각하였지요. 하지만, ‘백악지장(百樂之長)’ 곧 모든 악기의 으뜸이라는 거문고가 선비를 최고 경지로 이끌지만은 않겠지요. 그래서 한용운 선생은 거문고 연주가 끝나기 전에 눈물이 앞을 가리고 거문고줄은 무지개가 된다고 했을 것입니다. 아무리 선비라 해도 가슴 속을 흐르는 정감을 거부할 수는 없겠지요. 올가을은 이 ‘백악지장’ 거문고 소리에 흠뻑 취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