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조재삼의 책 ≪송남잡지(松南雜識)≫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매미 날개가 나지 않은 모양의 관은 서리(書吏)의 것이고 ‘승두(蠅頭)’ 곧 파리
대가리라고 한다. 날개가 나려고 하는 모양은 모든 벼슬아치 곧 백관의 관이니
‘사모(紗帽)’이고, 날개가 선 모양은 임금의 관 곧 익선관(翼善冠, 翼蟬冠)이다.”
그를 보면 조선시대 관은 한결같이 매미 날개를 기준으로 하는데 날개가 없는
것은 서리, 날개가 옆으로 난 것은 백관, 날개가 위로 선 것은 임금의 관이었습니다.
이렇게 관이 매미 날개 모양을 한 것은 늘 매미의 오덕을 잊지말라는 뜻이었답니다.
매미의 입이 곧게 뻗은 것은 선비의 갓끈과 같은데 배우고 익혀 선정을 베풀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슬이나 나무 진을 먹고사니 맑음(淸)이요. 농부가 가꾼 곡식이나
채소를 해치지 않으니 염치(濂恥)가 있고, 다른 곤충과 달리 집이 없으니 검소
(儉素)하며, 늦가을 때를 맞추어 죽으니 신의(信義)가 있다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