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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616. 시골집 사립문이 그립지 않으세요?

1616. 시골집 사립문이 그립지 않으세요?

우리는 시골에서 아름다운 사립문을 봅니다. 사립문은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가는 나뭇가지를 베어다 대충 엮어서 세운 문이지요. 사립, 사립짝문, 시문(柴門), 시비(柴扉)라고도 부릅니다. 이 사립문은 문이라 하기도 그렇지요. 그저 이 안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표시에 불과한 것이며, 도둑을 막거나 남을 경계한다는 뜻은 애초에 없습니다.

사립문은 안과 바깥 세계의 경계가 불분명한, 그래서 그 사립문 너머 그 집의 마루와 안방까지도 다 들여다 볼 수 있지요. 또 사립문은 헤어짐과 만남의 경계선으로 보내는 자와 떠나는 자가 서로 얼굴을 바라보고 눈물을 서로 씻어주고 닦아줄 수 있는 거리일 뿐입니다. “그는 금방이라도 그의 집에서도 통곡 소리가 터져 나올 것만 같아 괜히 마음이 바짝 죄어들어 사립문 안으로 들어서기가 두려웠다." 문순태 작가는 ≪타오르는 강≫에서 사립문을 밀치고 들어가기가 두렵다고 했습니다. 밀치고 들어가면 그만인 게 문이지만 철대문과 달리 사립문은 또 다른 정서를 느끼게 해주는 정겨운 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