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시는 김영호 시인의 <미루나무의 구음 시나위> 일부입니다. 우리 음악엔 ”구음 시나위“라는 것이 있습니다. “구음”은 원래 거문고·가야금·피리·대금·해금 등 악기에서 울려나오는 특징적인 음을 악기 소리에 가깝도록 흉내 낸 소리를 말합니다. 그러나 구음 시나위가 발달한 전남 진도지역에서는 악기 소리를 그대로 흉내 내기보다는 ‘아-어-흐-우’ 등의 구음을 사용함으로써 악기와의 다름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진도지역의 구음은 구음 시나위라고 불릴 만큼 독특한 정서를 내포하고 있으며, 그 음악성이 매우 뛰어나 오히려 악기를 이끈다는 느낌을 들게 합니다. 특히 진도씻김굿과 살풀이춤의 반주 음악으로서 구음 시나위는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요.
낮은 듯 깊으면서도 구슬프고 구슬프면서도 은근한 신명이 나며 무거운 듯하면서도 가볍고 가벼운듯하면서도 빠릅니다. 또 소리 내어 흐느끼는 듯하면서도 호소하는 듯하며 위로하는 듯하면서도 원망하는 듯한 가락이 거문고와 때론 교교한 달빛 속을 흐르는 대금 소리와 어울려 가슴을 적십니다. 아무에게도 털어낼 수 없는 아픔이 가슴 속에 있을 때 이 구음 시나위를 들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