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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803. 임금과 백성이 함께 복을 누린다는 경복궁

1803. 임금과 백성이 함께 복을 누린다는 경복궁

북경을 다녀온 사람들 가운데는 경복궁이 자금성에 견주어 너무 작다며 자괴감을 나타기도 합니다. 하지만, 두 궁궐의 차이를 단순히 규모만으로 비교해서는 안됩니다. 우선 경복궁의 이름을 보면 정도전이 지은 이름으로 ≪시경≫에 나오는 “이미 술에 취하고 이미 덕에 배부르니 군자만년 그대의 큰 복을 도우리라.”에서 큰 복을 빈다는 뜻의 “경복(景福)” 두 글자를 딴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백성과 임금이 모두 잘사는 태평성대를 꿈꾼 이름이지요.

이에 견주면 자금성의 “자(紫)”는 하늘의 아들 천제가 사는 “자궁(紫宮)’을 뜻하고, ”금(禁)“은 금지구역으로 이는 하늘의 아들 황제가 사는 곳으로 일반 백성은 감히 들어올 수 없는 금지된 성이란 뜻입니다. 결국, 경복궁은 임금이 백성과 함께 복을 누린다는 것이지만, 자금성은 황제와 백성 사이에 커다란 벽이 존재한다는 것을 뜻하는데 무엇이 더 의미가 있을까요?

또 자금성은 9,999칸인데 비해 경복궁은 999칸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자금성이 8,886칸인데 비해 경복궁은 7,225칸이었었다고 하지요. 다만, 일제가 많은 건물을 헐고 팔아버려 겨우 700여 칸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이를 보면 일제 때문에 그 규모가 많이 줄었을 뿐인데 현재의 모습만 보고 “경복궁은 자금성만 못하다.”라는 것은 사물의 크기로만 판단하려고 하는 어린애 같은 생각이지요. 예나 지금이나 돈만 많으면 해결할 수 있는 크기 논쟁보다는 스스로 자기 것에 대한 아름다운과 가치 발견이야말로 새로운 문화읽기의 시작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