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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814. 판소리는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탁하면서도 맑은 소리

1814. 판소리는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탁하면서도 맑은 소리

판소리에서 소리꾼이 내는 소리를 크게 수리성과 천구성으로 나눕니다. 수리성은 좀 더 탁하고 거친 소리를 말하고, 천구성은 보다 맑고 깨끗한 소리를 말합니다. 그런데 판소리를 하는 데는 우선 거칠고 탁한 소리를 낼 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성대를 무리하게 쓰는 수련을 하게 되고 그래서 수없이 목이 붓고 피를 토하기도 합니다. 청중이 들을만한 소리를 내려면 초인적인 노력을 해야 하는데, 최소한 몇 년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하지요.

하지만, 판소리가 거칠고 탁한 소리를 기본으로 한다 해서 너무 거칠기만 하면 안 됩니다. 그런 소리는 “떡목”이라 하여 좋지 않은 소리로 칩니다. 반면에 맑은소리만 가지고 있는 것도 “양성”이라 해서 인정을 받지 못합니다. 곧 좋은 소리는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탁하면서도 맑은 데가 있어야 하지요. 다시 말하면 밝은 대낮이 있음으로 그믐밤의 깊고 그윽함이 더욱 크게 드러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겨레가 가진 음양철학이 판소리에서도 적용되는 것이지요.

그런 소리를 가진 소리꾼을 꼽으라면 단연 임방울 선생입니다. 그는 수리성과 천구성을 같이 가진 한 세기에 한 명 날까 말까 한 대단한 소리꾼이었던 게지요. 그밖에 판소리의 목으로 방울목, 튀는목, 너는목, 줍는목, 펴는목 등도 있다고 하며, 여름날 새벽에 논에 갈 때, 나락에 이슬이 잔뜩 맺혀 있다가, 사람이 지나가면 바짓가랑이에 걸려서 능청거리다가 이슬이 주루룩 떨어지는 것을 흉내 낸 “이슬털이목”이란 예쁜 이름을 가진 목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