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0 (월)

  • 흐림동두천 16.5℃
  • 맑음강릉 14.0℃
  • 맑음서울 18.0℃
  • 맑음대전 15.2℃
  • 맑음대구 17.0℃
  • 맑음울산 15.0℃
  • 맑음광주 16.9℃
  • 맑음부산 17.6℃
  • 구름조금고창 ℃
  • 흐림제주 18.4℃
  • 구름많음강화 17.4℃
  • 맑음보은 14.1℃
  • 맑음금산 11.6℃
  • 구름많음강진군 13.5℃
  • 맑음경주시 13.9℃
  • 맑음거제 15.4℃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우리문화편지

1915. 법으로 금하던 우리 고유의 전통과자 ‘유밀과’


“유밀과(油蜜菓)”란 우리 고유의 과자로 밀가루나 쌀가루 반죽을 적당한 모양으로 빚어 바싹 말린 후에 기름에 튀겨 꿀이나 조청을 바르고 튀밥, 깨 따위를 입힌 과자로 밀과 유과 약과 등을 말합니다. 지금은 흔해빠진 과자지만 예전에는 귀하고 사치스러운 기호식품으로 왕실과 귀족 집안에서 이런 약과를 만들려고 곡물, 기름, 꿀을 허비한다 하여 이를 금한다는 기록이 많습니다. 

고려사절요 제13권에는 “지금부터는 유밀과를 쓰지 말고, 과일로 대신하되, 작은 잔치에는 3그릇을 넘지 말고, 중간 잔치에는 5그릇을 넘지 말고, 큰 잔치에는 9그릇을 넘지 말게 하며, 찬(饌) 역시 3가지를 넘지 말게 할 것이며, 만약 부득이하여 더 쓰게 되더라도 포(脯)와 젓을 번갈아 들여 정식(定式)으로 삼는다. 이대로 같이 하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죄를 물을 것이다."라고 해서 유밀과를 함부로 쓰면 벌을 주었습니다. 

또 태종실록 35권 18 년 기록에도 “혼인하는 집에서 3일에 유밀과상(油蜜果床)을 차리는 것은 실로 잘못된 것이다.”라는 말이 보일 정도로 유밀과는 함부로 먹기 어려운 과자였지요. 최남선의 <조선상식>에서는 ‘유밀과’를 조선에서 만드는 과자 가운데 가장 좋은 상품이며 이를 만드는 정성과 수고로움이 보통이 아니니 세계에 그 유례가 없는 과자로 조선만의 독특한 과자라고 칭찬합니다. 서양과자에 밀려 명절 아니면 잘 찾지 않는 유밀과를 올 추석에는 일찌감치 만들어 이웃과 나눠 먹으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