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한 농부는 10년 넘게 유기농사를 짓습니다. 그가 낸 ‘하느님, 개구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란 이름의 책에는 공개유언장이 있습니다. ‘또 다른 부활을 준비하며’란 그의 유언장을 나는 가끔 다시 보곤 합니다.
그는 “후손들이 농사를 짓지 않겠다면 이 땅을 자연, 이웃과 더불어 살려는 사람에게 무상으로 빌려주되 농약이나 비료를 금하며, 절대로 팔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것은 그 땅이 개인의 것이 아닌 하늘의 땅이기 때문이라는 뜻입니다.
그는 밭을 파헤치는 다람쥐를 쫒지 않고, 일정한 때에 먹이를 주었으며, 채소들을 위해 꽹과리를 친 것은 물론 풀도 먹고살아야 한다며, 잡초뽑기에 느슨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는 비가 많이 와서 농사를 망쳐도 늘 환한 웃음과 함께 삽니다. 우리도 그와 같이 자연과 이웃과 더불어 살려는 마음을 가진다면 평화는 저절로 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