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의 “진품명품” 프로그램에 서양의 정신, 물질문화가 정통인양 판을 치던 때, 내 나라의 전통 문화와 역사를 가운데 두고 그림에 몰두했던 '민족혼의 화가’ 박생광 선생의 “탈”이란 그림이 출품된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림 아래쪽에 “곱일열 백삼천사 라나 내”라는 글씨가 쓰였는데 이를 출연자가 왼쪽부터 읽었습니다. 우리의 옛글과 그림은 오른쪽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읽으면 “내 나라 사천삼백 열일곱”이 되며, 그린 날짜를 쓴 것입니다. 순천 선암사에는 대표적인 옛 절집 화장실이 있는데 여기엔
라는 글씨가 붙어 있습니다. 이것도 라고 읽으면
안 되고, 이라고 읽어야 “뒷간” 즉 화장실인지 압니다. 옛글과 그림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