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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1974. 횃대를 놓아 긴옷을 보관했던 의걸이장


“이쁜 손녀 세상 나온 날 / 할배는 뒤란에 오동나무 심었다 / 곱게 키워 / 시집보내던 날 / 아버지는 / 오동나무 장 만들고 / 할매와 어머니는 / 서리서리 고운 꿈 실어 / 담아 보냈다.” 이고야 시인의 <오동나무>란 시입니다.

예전에는 오동나무 장롱을 비롯하여 만든 재료에 따라 지장(紙欌), 자개장, 비단장, 화각장, 삿자리장, 주칠장(朱漆欌), 죽장(竹欌), 용목장, 화초장, 먹감나무장 등 이름을 헤아리기도 어려울 만한 장롱이 있었고 용도에 따라 버선장, 반닫이, 머릿장, 의걸이장, 문갑, 경상, 궤안, 뒤주, 고비 등 집안에는 온갖 아름다운 가구들로 넘쳐났습니다. 그러다가 입식 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 침대가 놓이고 소파와 책상이 들어오면서 방안에 있던 아담한 전통가구들은 하나 둘 사라지고 그 자리엔 키 높은 텔레비전이나 서랍장 등이 자리를 잡았지요.

우리 겨레가 썼던 장 가운데 “의걸이장”이 있는데, 이는 위쪽 가운데에 횃대를 가로질러 놓고 도포·창의·두루마기 같은 긴 옷을 걸어서 구겨지지 않게 보관했으며, 아래는 여닫이 모양으로 되어 있어 옷을 개어 넣어두었지요. 의걸이장 재료는 나뭇결이 아름다운 오동나무를 쓰며, 앞면에는 산수·매화·대나무 그림 또는 시문(詩文)을 음각하거나, 운룡(雲龍)·호랑이처럼 민화풍의 그림을 양각하기도 하고, '亞'자·'卍'자 같은 글자를 창살모양으로 한 것들이 있습니다. 침대가 안방을 차지한 요즈음 옷장은 장롱을 비롯하여 천장 끝까지 닿을 만큼 높지만 예전 의걸이장은 사람 키만 한 게 아담하고 멋스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