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어라 외치고 가락으로 몰아대고 한다. 굼실굼실 껀득껀득 가락에 맞춰 마당에 들어선다. 신나게 때려대고 고함지르며 북적북적 놀다보니 화동을 맡은 정우가 헬멧을 쓰고는 긍청거리며 왔다 갔다, 참 가관이다. 그러더니 두 번째 집에서는 키를, 세 번째 집에서는 바구니 같은 걸 쓰고 나타난다. 술먹고 얼굴 벌개서 악쓰고 춤추고, 그러다가 술상 나르고, 마당정리하고, 치배 앞길 터주고, 부지런히 다닌다.”
이 글은 ‘임실필봉굿’ 누리집에 실린 문찬기씨의 “대보름굿 참관기” 중 일부입니다. 이만큼 풍물굿판을, 풍물굿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잘 그려낸 것도 없을 것입니다.
“술먹고 얼굴 벌개서 악쓰고, 춤추고, 그러다가도 술상 나르고, 마당 정리하고, 치배 앞길
터주고...” 하는 모습이 참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한바탕 푸지게 놀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지 못할 사람이 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