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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3. 선생의 가락을 함부로 고치지 마라

   

우리나라 음악가 세 사람을 꼽는다면, 가야금의 우륵, 거문고의 왕산악, 이론의 박연 선생을 꼽습니다. 흔히 3대 악성이라고 하죠. 가야금의 우륵 선생은 나라가 망하게 되자, 가족을 이별하고 모든 재산을 내던지면서 오직 가야금 한 대를 가슴에 안은 채 신라로 망명하게 됩니다. 신라 조정에서는 당시 제2 서울이었던 지금의 충주 지방에 편하게 살게 했죠.

나라 잃은 설움을 달래려고 우륵 선생은 날마다 가야금을 탔습니다. 특히 달 밝은 밤이면 뒷산에 올라 두고온 고향 하늘을 그리며 애절한 마음을 가야금에 실었던 것이죠. 그러던 어느 날 진흥왕을 만나게 되는데 이때 진흥왕의 부탁으로 신라의 세 제자에게 그가 가진 모든 것 곧 가야금뿐만이 아니라 노래와 춤까지 가르치게 됩니다.

그런데 그걸 다 배운 제자들이 선생님에게 배운 열두 곡을 다섯 곡으로 줄이는 일을 저질렀습니다. 선생은 이에 처음엔 무척 화를 냅니다. 하지만, 고친 곡을 다 듣고 나더니 “매우 훌륭한 음악이다.”라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하지요.

악보 없이 전해오는 우리나라 민속악 대부분은 선생의 가락에 제자의 음악이 덧붙이고 줄여 오늘날에 확대되고 발전한 것이 매우 많습니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음악의 재창작이요, 발전이라고 볼 수 있고, 이것을 또 부정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선생의 훌륭한 음악이 때로는 사라진다고 하는 문제점이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선생의 가락을 제자가 배울 때 일단 충실히 배워야 하고, 그에 덧붙이고 지우고 하는 것은 신중을 기하여야만 합니다. 특히 산조 음악이 그렇고, 민요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음악은 새롭게 변할 수밖에 없겠지만 이때 법고창신 정신으로 하지 않으면 결국 전통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도 있음을 알아야만 합니다.



                         한국전통음악학회 회장     서 한 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