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엔 촛불로 켜는 초롱을 들고 밤길을 다녔습니다. 초롱은 대오리(대나무를 가늘게 쪼갠 댓개비)나 쇠로 살을 만들고, 겉에 종이나 붉고 푸른 비단을 씌워 그 속에 촛불을 켭니다. 걸어놓거나 들고 다니는데 [동국세시기]에 보면 수박등, 연꽃등, 수복등, 태평등, 종등 따위로 종류가 많았습니다. 또 종로의 등 파는 집에는 오방색의 아름다운 등들을 팔았다고 합니다. 특히 포도청의 나졸들이 밤거리를 순찰할 때에 들고 다니던 조족등(照足燈:발을 비추는 등)이란 것도 있었는데 발만 비추면(?) 도둑은 어떻게 잡았는지 모릅니다. 물론 밤중 뒷간에 갈 때도 초롱을 들고 가서 옆에 두고 일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