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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72. 경상도 소리의 멋을 지켜가는 김옥숙 명창의 저력

   

 

 

김옥숙 명창이 이끌고 있는《경상도소리 보존회》가 2012년 9월 12일, 제11회 정기발표회를 무대에 올린다고 해서 국악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현대인들의 무관심 속에서 전통의 소리를 부르고 전승해 가는 과정도 벅찬 일인데, 한두 번도 아니고 열 번을 넘도록 지속적인 발표무대를 열어 오면서 전통소리의 고정 애호가를 확보해 왔다는 사실은 김옥숙 개인은 물론, 창원시의 자랑이오, 경남 예술계의 자랑이며, 나아가서는 한국 국악계의 자랑이라고 하겠다. 그래서 쌍수를 들어 크게 격려하고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는 바이다.

얼핏 발표할 곡목들을 일별해 보니‘달거리’와 같은 좌창을 비롯하여 서울 경기지방과 경상도 지방의 민요가 중심을 이루는 가운데 불가의 노래인‘회심곡’도 부르고, 판굿이나 춤도 들어 있으며, 가야금병창이나 판소리와 같은 남도의 소리도 포함하고 있어서 다양한 장르를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재미있고 다채로운 구성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오늘 이 무대를 준비한《경상도소리 보존회》의 김옥숙 회장은 경남 고성군 출생으로 어려서부터 어른들이 불러주는 전통의 소리를 생활 속에서 즐기며 자랐다고 한다. 타고난 재주와 주위의 환경이 그를 소리꾼으로 자연스럽게 안내해 주었지만 본격적으로는 경기민요의 이춘희, 김영임, 동부소리의 박수관 명창으로부터 소리를 다듬었다. 그래서 그는 소리의 기본인 발성이나 창법, 호흡 등 제 요소들이 잘 다듬어진 정통파 소리꾼으로 통하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민요를 포함한 한국의 소리는 특징별로 서울, 경기지방의 소리, 남도지방의 소리, 서도지방의 소리, 동부소리로 구분하고 있는 바, 경기소리란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중부지방의 소리로 5음이 골고루 활용되는 음계의 경토리를 말하는 것이오, 남도소리란 전라도 지방의 소리제로 주로 떠는 소리나 꺽는 소리 등 각 음의 기능이 분명한 육자배기 토리를 말함이고, 서도 소리란 평안도나 황해도의 소리로 치켜떠는 소리와 흘리는 퇴성, 밀어 올리는 추성의 표현이 특이한 수심가 토리를 말한다.

그리고 동부소리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하는 동부지방, 즉 경상도나 강원도의 소리를 일컫는 말이다. 동부지역의 소리제를 특별히 메나리조, 또는 메나리토리라고도 부른다.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타 지역의 소리조에 비해 투박하면서도 억세고 곧으면서도 정감이 넘쳐흐르는 음악적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리라.
김옥숙의 소리는 언제 들어도 높고 시원한 발성이 인상적이다. 특히 긴 호흡으로 다이내믹을 살려나가는 소리의 역동성은 가히 일품이라 하겠다. 그의 소리를 들어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의 숨은 공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가 이 분야에서 얼마나 열심히 진력해 왔는가 하는 점은 전주국악대전을 비롯한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는 점, 대학원에서 경기소리 최고지도자 과정을 마스터 했다는 점, 해마다 정례적인 발표회를 열고 전문가의 평가를 받는다는 점, 해외공연을 통하여 한국의 진정한 멋을 알리고 있다는 점 등으로도 증명이 될 것이다.

지난 7월 초, 그는 [한국전통음악학회]가 해마다 실시하고 있는 <한중전통음악실연교류회>에 참여하여‘제비가’, ‘노래가락’ 등의 경기민요를 불러서 그곳의 현지 동포음악인들로부터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그 동안 많은 소리꾼들이 연변지방에서 각 지방의 소리를 들려주었지만 김옥숙의 소리만큼 발음이나 억양, 역동적, 장단감이 독특한 소리꾼은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던 것이다.

현재도 그는 창원국악원에서 후진들에게 이론과 실기를 폭넓게 전수해 주고 있으며 창원시 성산아트홀 문화예술대학의 민요강사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를 볼 때마다 확인되는 인상은‘누구보다 열심히 뛰어 정상에 거의 다달아 있는 숨어있는 소리꾼,’‘조용하면서도 겸손한 소리꾼’이라는 느낌이다. 전통의 소리들을 뒤늦게 다듬느라 혼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모습은 아름다울 뿐이다. 그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이번 어렵게 만들어진 무대 위에서 그의 가슴속에 겹겹이 묻어 두었던  소리들이 순조롭게 풀려나오기 바란다.

그리고 그녀가 가는 길을 막고 있는 모든 장애물이 그를 더더욱 큰 그릇으로 키워 주기 바라며 그를 아끼는 지역민들과 함께 오늘의 제11회 발표회가 성공적인 음악회로 기록되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