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시골의 과부가 개를 길렀는데 이름을 ‘석지(錫之)’라 했습니다. 그런데 협잡꾼이 석지를 과부의 아들인 줄 알고, 공명첩(空名帖:나라의 재정이 모자랄 때 돈이나 곡식을 바치는 사람에게 그 사람의 이름을 써 넣어 명목상의 관직을 준 책)을 발급한 뒤 돈을 내라고 강요했답니다. 그러자 과부가 “비록 개지만 벼슬을 했으니 소홀히 할 수가 없다.”고 탄식하며, 개에게 갓, 탕건, 관자를 씌워 사람들이 그 개를 구동지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지금은 신용카드가 현대판 공명첩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