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얻었구나. 얻었구나, 화초장 한 벌을 얻었다. 화초장 한 벌을 얻었으니 어찌 아니가 좋을소냐.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또랑 하나를 건너뛰다, “아뿔싸, 잊었다. 이거 무엇이라고 허등만요? 응, 이거 뭐여?” 뒤붙이면서도 몰라. “초장화? 아니다. 장화초? 아니다. 화장초? 아니다. 어따, 이것이 무엇인고? 간장, 고초장, 구둘장 방장, 송장? 아니다. 어따, 이것이 무엇이냐? 천장, 방장, 구둘장? 아니다. 이것이 뭣이여?”
이 구절은 판소리 ‘흥보가’ 중 놀부가 흥보에게 처음 보는 화초장을 얻어가다가 이름을 잊고 허둥대는 대목입니다. 또 놀부가 심술부리는 대목도 배꼽 잡는데 이렇게 ‘흥보가’는 온통 해학으로 그득합니다. 이렇게 판소리는 사설을 알고 들으면 재미있지만 무슨 내용인지 모르면 그저 따분한 소리일 뿐입니다. 사설을 찾아서 흥보가를 한번 들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