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 ‘땅끝’에 가까운 두륜산에 ‘대둔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이 절은 최근까지
‘대흥사’였는데 원래 이름은 대둔산의 원래 이름이 ‘한듬’이었던 것과 같이 우리말로
‘한듬절’이었습니다. 그 산 이름 ‘한듬’이 한자와 섞여 ‘대듬’으로 부르다 ‘대둔산’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이 ‘대둔산’은 한 유식한 채 하는 사람이 나타나 중국 곤륜산 줄기가
백두산을 거쳐 내려온 태백산의 끝자락이라는 뜻으로 ‘두륜산’이라고 하고, 산 이름을 따서 ‘대둔사’로 불렀던 절 이름은 ‘대흥사’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다시 이 ‘대흥사’는
‘대둔사’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갔다고 합니다.
‘빛고을’을 ‘광주’로 ‘한밭’을 ‘대전’으로 달구벌을 ‘대구’로 바꿨기에 우리 고유의 정감이
사라진 것처럼 ‘한듬’이란 좋은 이름을 한자를 숭상하는 문화사대주의자들이 한자 이름으로 고친 것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