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이 양의학과 학문의 바탕부터 다른 것처럼 한복도 서양옷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옷입니다. 서양옷은 입체재단을 하여 몸에 맞추는 옷이지만 한복은 평면재단으로 반대의
성격을 띱니다. 바꿔 말하면 서양옷은 몸에 딱 맞게 만들어 몸을 드러내는 동시에 스트레스를 주는 옷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복은 여유로운 옷이 되어 몸을 감추며, 스트레스를
주지 않습니다. 또 한복은 입는 사람의 입음새와 움직임에 따라 맵시가 드러나는 옷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일 수 있는 좋은 점은 ‘더불어 사는 옷’이라는 것입니다. 넉넉한 옷이기 때문에 키만 비슷하면 내옷 네가 입고, 네옷 내가 입을 수 있는 옷인 것이지요. 이 모든
특징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자연스러움, 바로 그것이 아닐까요? 우리 조상들이 집을 질 때 땅을 깎아내고 파기보다는 자연 그대로를 이용하여 짓곤 하던 것과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