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민중은 허리가 휘도록 많은 일을 해야 했고, 엄청난 세금을 바쳐야 했습니다.
그런 민중들도 농한기에는 모여서 놀거나 수다를 풀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이는 장소는
누구냐에 따라 달랐습니다. 여인네들은 빨래터에 모여 앉아 빨래를 두드리며, 집안일의
고단함, 지아비나 시어머니에 대한 불만, 살림 걱정 등 힘든 세상살이를 함께 두드렸습니다.
그런데 남자들은 빨래터처럼 툭 터진 장소가 아니라 하나의 건물입니다. 겨울에는 사랑방에 모여 앉았고, 여름엔 모정과 정자에 모였습니다. 모정은 일을 많이 하는 서민들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마을 들머리나 들판 한 가운데에 방이 없이 마루로만 된 작은
초가였습니다. 대신 양반들은 경치좋고, 한적한 곳에 자리잡은 정자에 모였는데 ‘식영정’
처럼 이름을 붙였습니다. 조선시대에도 이렇게 신분에 따라 모이는 장소가 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