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3. 옛날의 비옷, 도롱이와 대패랭이
농촌에서 여름날 비가 오면 무슨 옷을 입었을까요? 예전 재래식 비옷으로 ‘도롱이’가
있었습니다. 녹사의(綠簑衣), 사의(簑衣)라고도 하는데 띠나 그와 비슷한 풀, 볏짚, 보릿짚, 밀짚 따위로 만듭니다. 안쪽은 재료를 촘촘하게 고루 잇달아 엮고, 거죽은 풀의 줄거리를 아래로 드리워서 빗물이 겉으로만 흘러내리고 안으로는 스미지 않게 한 것입니다. 농촌에서 비 오는 날 나들이를 하거나 들일을 할 때 어깨, 허리에 걸쳤으며, 여기에 삿갓까지 쓰면 완전한 비옷이 되는 것이지요.
제주도에서는 이 도롱이를 비옷만이 아닌 추위를 막는 방한구로도 썼습니다. 도롱이는
지방에 따라 도랭이, 두랭이, 둥구리, 느역, 도롱옷, 드렁이, 도링이, 되렝이, 되롱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또 비올 때 도롱이 위에 대나무를 엮어 만든 대패랭이, 삿갓을 쓰는데
더운 여름날에 쓰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