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가 하면 밤사이에 몰래 내린 눈은 ‘도둑눈’이라고 하며, 조금씩 잘게 부서져 내리는 눈은 ‘가랑비’처럼 ‘가랑눈’, 거의 한 길이나 될 만큼 엄청나게 많이 쌓인 눈은 ‘길눈’, 물기를 머금어 척척 들러붙는 눈송이는 ‘떡눈’, 얇게 내리는 눈은 ‘실눈’, 눈이 와서 덮인 뒤에 아직 아무도 지나지 않은 상태의 눈은 숫총각, 숫처녀처럼 ‘숫눈’, 발자국이 겨우 날 만큼 조금 온 눈은 ‘자국눈’, 초겨울에 들어서 약간 내린 눈은 ‘풋눈’이라고 합니다. 눈도 비에 못지않게 아름다운 이름이 많습니다. 눈을 생각하며 무더운 여름을 납니다.
(참고 :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 박남일, 서해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