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초 학자인 권근의 ‘졸제기(拙齊記)’의 이야기입니다. 세상은 교묘하게 임기웅변을 잘하는 사람이 인정받습니다. 서투르게 살면 때로 ‘저거 바보아냐?’ 하는 손가락질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서투름을 지킨다는 것은 부끄러움을 간직한다는 말입니다. 잠깐 눈을 질끈 감으면 다 속아넘어갈 텐데도 나 자신을 차마 속일 수가 없습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의로움을 지키고 참됨을 간직하는, 남들은 다 가지 않는데 나는 굳이 찾아가는 길, 그 길이 서투른 길이며, 끝까지 가겠습니다.
(참고 : 죽비소리 / 정민, 마음산책)
“拙巧之反. 爲機變之巧者. 無所用恥. 無恥者. 人之大患. 人嗜於利而求進. 我則知恥. 而守其義者拙也. 人喜於詐而爲巧. 我則知恥而守其眞者. 亦拙也. 拙乎人棄而我取之者也.“ - 권근, ‘졸제기(拙齊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