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한가위 전후에 반보기라는 세시풍속이 있었습니다. '반보기(중로상봉:中路相逢)'는 만나고 싶은 사람들끼리 때와 장소를 미리 정하고 만나는 것이며, 중도에서 만나 회포를 다 풀지 못하고 반만 풀었다고 해서 나온 말입니다. 마음대로 친정 나들이를 할 수가 없었던 시집간 딸과 친정어머니가 중간 지점을 정하고, 음식을 장만하여 만나서 한나절 동안 회포를 푸는 것이지요.
속담에 ‘근친길이 으뜸이고 화전길이 버금이다(가까운 친척을 만나러 가는 것이 먼저이고, 꽃구경은 나중)’라고 하였으며, 한가위 앞뒤로 반보기가 아닌 ‘온보기’로 하루 동안 친정나들이를 하는 것은 여성들에게 큰 바람이었습니다.
또 한마을의 여자들이 이웃 마을의 여자들과 경치 좋은 곳에 같이 모여 하루를 즐기는 일도 있었는데 이때 각 마을의 소녀들도 단장하고 참여하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며느릿감을 고르는 기회로 삼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