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열여섯 번째 절기인 추분(秋分)입니다. 추분점은 해가 북쪽에서 남쪽으로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으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습니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것은 어느 쪽에도 치우침이 없는 균형의 세계입니다. 지나침과 모자람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가운데에 덕(德)이 존재한다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평상(平常)이 라는 뜻의 중용을 다시 한 번새길 필요가 있겠습니다.
또 추분의 들녘에 서면 벼가 익어가는데 그 냄새를 향(香)이라고 합니다. 사람도 내면에 양식이 익어갈 때 향이 나겠지요. 하지만, 들판의 익어가는 수수와 조, 벼들은 강렬한 햇볕, 천둥과 폭우의 나날을 견뎌 저마다 겸손의 고개를 숙입니다. 이렇게 추분에는 중용과 겸손을 생각하게 하는 아름다운 때입니다. 추분과 함께 가을을 맞으며, 스스로 아름다움을 내 맘속에 꼭꼭 채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