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작은 재주라도 잊은 바가 있은 뒤에야 능히 이룰 수 있다. 하물며 큰 도는 말할 것이 없다. 최흥효는 나라에서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이다. 일찍이 과거에 나아가 답안지를 쓰는데, 한 글자가 왕희지의 글씨와 비슷하게 써졌다. 앉아서 하루종일 살펴보다가 차마 버릴 수가 없어 답안지를 품에 넣고 돌아왔다. 이는 얻고 잃음을 마음에 두지 않은 것이라 말할 것이다.”
위 글은 조선후기 실학자 박지원이 쓴 ‘형언도필첩서’에 나오는 것입니다. 몇 년에 한번 열리는 과거 시험장에서 글씨 하나에 미쳐서 차마 답안지를 제출하지 못하고 품에 안고 나온 명필의 이야기입니다. 그가 얻고 잃음에 마음을 두지 않았기에 명필이 되었다는 이야기지요. 남들이 하는 대로 해서는 희망이 없습니다. ‘적당히’가 아닌 한 가지에 미치는 것과 얻고 잃음에 초연하는 것이야말로 성공하는 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