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은 24절기 입동의 하루 전날로 차를 타고 지나는 길은 노오랗게 물든 은행잎하며, 붉게 타는 단풍잎으로 세상은 불타고 있었습니다. 그런 날 나는 ‘희망세상’이란 한 전통문화단체가 간 양로원 공연봉사에 따라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여기엔 어른풍물패, 어린이풍물패와 소리꾼들이 함께했으며, 그날 행사는 할머니들과 함께하는 풍물, 탈춤, 민요 한마당이었지요. 50 여명의 공연단들이 온 힘을 다하고, 이에 할머니들은 오랜만에 함박웃음을 터뜨린 기쁜 잔치였습니다.
이 행사를 한 희망세상은 이 양로원에 10년을 한결같이 그리고 조용히 다니고 있어 큰 손뼉을 받고 있습니다. 예전 ‘치계미’라 하여 입동 날 행해졌던,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에게 십시일반 걷어 선물을 주었던 아름다운 세시풍속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습니다. 차가움이 더해지는 이 늦은 가을날 우리는 헐벗은 이웃은 없는지 살펴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