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내 못 살것다. 이애 방자야 너와 나와 우리 결의 형제허자. 야 방자 형님아 사람
좀 살려라.” / “도련님 대관절 어쩌란 말씀이오.” / “여보게 방자형님. 편지나 한 장 전하여 주게.” / 존귀허신 도련님이 형님이라고까지 허여놓니 방자놈이 조가 살짝 났든 것이였다. / “도련님 처분이 정 그러시면 편지나 한 장 써 줘보시오. 일되고 안되기는 도련님 연분이옵고 말듣고 안듣기는 춘향의 마음이옵고 편지 전하고 안전하기는 소인놈 생각이오니 편지나 써 줘보시오.”
이것은 판소리 춘향가 중 이도령이 춘향에게 편지 써보내는 장면의 아니리입니다. 이렇게
아니리는 판소리를 한층 구수하고, 매력있게 만듭니다. ‘아니리’는 판소리의 구성요소 중 북은 치게 놓아두면서 말로 하는 부분인데, 시간의 흐름, 장면의 전환 등 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구실을 하고, 특히 해학적인 대목은 ‘아니리’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