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레빗=김영조 기자] 우리 겨레는 예부터 더불어 살기 위한 여러 가지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는 농사지을 때 했던 두레인데 지방마다 조금씩 다른 이름, 다른 방식으로 존재합니다. ‘항두계놀이’도 역시 두레의 하나인데 함께 일을 하려고 조직된 평안도의 특수 농사꾼 계지요. 가뭄이 심하거나 홍수 또는 사고 때문에 농사일이 밀렸을 때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하나 되어 농사를 돕곤 했는데, 이때 마을 사람들과 함께 이루어진 사연들을 노래로 표현하는 연희극이 ‘항두계놀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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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연희극 "항두계놀이"의 한 장면 1 |
평안도 항두계 놀이는 긴아리, 자진아리, 호미타령 같은 토속민요와 수심가, 엮음수심가 같은 평안도의 대표적인 통속민요와 함께 합니다. 한자말로는 향도계(香徒,鄕徒契) 놀이인데 평안도 사투리로 “항두계 놀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이 항두계놀이가 연희극으로 탄생한 배경에는 서도연희극보존회 유지숙 회장(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전수조교)이 서도민요를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숨어 있습니다.
서양 뮤지컬은 상설공연장도 있지만 토종 뮤지컬인 항두계놀이는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실정입니다. 봄에 씨앗을 뿌려 가을 추수하기까지의 과정을 서도소리와 연희로 풀어낸 민족 예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항두계놀이는 이 놀이의 본고장인 평안도가 북한에 있는데다가 바탕이 되는 서도민요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농사철을 맞아 씨를 뿌리면서 마을 사람들이 한 마음이 되어 부르고 놀던 항두계놀이가 더욱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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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연희극 "항두계놀이"의 한 장면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