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김영조 문화전문기자] 국립극장은 어린이들을 위해 두 편의 음악을 마련했다.
먼저 국립국악관현악단 특별연주회 “음악동화 <심청아, 나랑 놀자>”는 음악과 동화, 영상이 한데 어우러진 세상에서 처음 만나보는 음악동화이다.
▲ 국립국악관현악단 특별연주회 “음악동화 <심청아, 나랑 놀자>”
<심청아, 나랑 놀자>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여러 가지 동화를 패러디, 아이들을 위한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한 이야기 종합선물이다. 김태균(국립국악관현악단 기획위원)씨가 <심청전>이라는 고전을 큰 틀로 잡고, <별주부전>, <백설공주>, <벌거벗은 임금님> 등 갖가지 재미있는 세계 명작 동화와 우리나라의 속담과 설화를 엮어서 지루할 틈 없이 흥미진진한 얘깃거리로 만들었다.
여기에 극의 주된 흐름이 되는 음악을 만든 김만중씨가 연출로도 가세, 짜임새 있게 무대화한다.
<심청아, 나랑 놀자>는 국악관현악단의 연주에 맞춰 노래와 이야기 장사가 들려주는 동화가 진행되고, 인형이나 그림자, 만화, 전래놀이 등 여러 가지 영상 요소를 사용하여 시각적 효과도 놓치지 않는다. 중간 중간에 배경음악과 효과음, 인물별 테마음악 등을 표현하는 각 국악기의 소개도 곁들여 우리 음악으로 아이들이 한걸음 친근하게 접근하도록 한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자극할 입체적인 이야기이면서 한편의 공연을 통해 보고 들을 수 있는 동화가 될 <심청아, 나랑 놀자>는, 공연이 생소한 아이들에게도 만화책이나 게임보다 더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놀이 시간이 될 것이다.
국립극장 또 하나 야심작 국립창극단 여름방학 특선 “어린이 창극 <효녀 심청>”도 볼까?
▲ 창극 <효녀 심청>
국립창극단의 <효녀 심청>은 판소리 다섯 마당 중 ‘심청가’를 어린이의 감성에 어울리게 만든 ‘어린이 창극’이다. 부모님뿐만 아니라 더불어 사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 따뜻한 아이, 심청의 이야기인 <효녀 심청>은 어린이들에게 가족에 대한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다. 판소리, 국악, 전통놀이, 전통춤 등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 어린이들이 우리 전통문화에 자연스럽게 애정을 갖게끔 했다.
입이 딱 벌어지는 무대, 생생한 라이브 국악 연주
판소리 <심청가>의 어려운 사설을 쉽고 현실감 있는 대사로 풀어내 누구나 쉽게 이해하도록 한 <효녀 심청>에는 바위 영감, 소나무 할미, 진달래, 꾀꼬리, 다람쥐 등 주변의 친근한 자연들이 의인화되어 등장, 더욱 아기자기하고 풍성한 이야기로 만들어 간다. 노래는 판소리의 맛을 충분히 살리되 '자장가', '둥개 타령' 등 전래동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어린이들의 귀에 쏙쏙 꽂힐 수 있도록 했다.
에어펌프를 이용하여 실감나게 표현한 심청이 인당수 빠지는 장면, 심봉사가 눈을 뜨는 순간 만물이 소생하듯 십장생(十長生)이 입체화되는 장면, 바위가 순식간에 배로 전환되는 장면 등은 어린이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 볼거리로 준비되어 있다. 이외에도 뱃사람을 표현한 대형 인형, 무지개 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전통 놀이, 전통 의상을 기초로 한 예쁘고 화려한 의상은 어린이들을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국립창극단 기악부가 무대 뒤에서 연주하는 라이브 음악은 공연의 생생함을 한층 더해준다.
내 친구 같은 어린이 소리꾼!
무엇보다도 ‘어린이 창극’ <효녀 심청>의 매력은 내 친구 같은 어린이 배우들이 객석을 뛰어다니며 객석의 어린이들과 함께 호흡한다는 것이다. 이미 몇 차례 창극 공연을 통해 어느덧 어린이 창극 스타로 발돋움 한 장서윤(초6), 윤제원(초2) 어린이를 비롯해 김지현(초6), 권동희(초5), 백보현(초4), 김해람(초5) 등 어린이 소리꾼들이 깜찍한 모습으로 소리와 연기를 하는 ‘어린이 창극’은 어린이 관객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새로운 재미와 느낌을 주는 흥미로운 작품임에 틀림없다.
‘국악은 어렵다’ 혹은 ‘창극은 낯설다’고 생각한 어린이와 학부모가 있다면 어린이 창극 <효녀 심청>을 관람하면서 재미와 배움, 그리고 우리 창극에 대한 심미안을 잡아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