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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남창가곡 편락, “나무도~”를 들어보셨나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555]

[그린경제=김영조 기자]  우리나라 전통성악곡인 가곡은 남자가 부르는 남창가곡과 여성이 부르는 여창가곡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곡은 또한 우조와 계면조로 구성이 돼 있는데요. 우조는 밝거나 힘 있고 활기찬 느낌의 가락이고, 계면조는 조금 어둡고 잔잔한 서정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자신의 마음을 닦기 위해 했다는 정악 가운데 성악 특히 남창가곡은 정말 담백하면서도 저 가슴 속 깊이에서 우러나오는 심연의 소리일 것입니다.


   
▲ 가곡 편락 "나무도~"를 불러 청중을 휘어잡았던 젊은 가객 이건형

그런데 남창가곡 가운데 반우반계 편락 “나무도”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반우반계란 처음에는 우조로 시작을 해서, 중간쯤 계면조로 바뀌게 돼서 그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사설을 가만히 들어보면 나무도 바위도 없는 곧 숨을 곳이라고는 전혀 없는 산에서 매에게 쫓기고 있는 까투리의 심정을 노래합니다. 그리곤 큰 바다 한 가운데 풍랑과 안개를 만나고, 해는 기울고, 노도 잃고 닻도 끊겨졌으며, 설상가상으로 도둑 떼를 만난 사공의 심경을 노래합니다.

이 편락 “나무도”를 젊은 가객은 힘 있게 그러나 담백하고 차분하게 불러갑니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기나 한 것처럼 무척 절박하면서도 한편으론 절제 속에서 청중을 휘어잡았습니다. 황진이 무덤에서 시조 한 수 지었다가 삭탈관직 당한 임백호 선비를 보는 듯 했지요. (사)월하문화재단이 주최하는 2013년 세계문화유산 활용 관광자원화 사업의 하나인 “선비문화 체험관광” 무대는 그렇게 우리를 꼼짝 못하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