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김영조 기자]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코미디언 누구누구를 멤버로 해서 지방공연을 가도 최창남 선생이 빠지면 흥행이 안 들어요. 벌써 저쪽(초청지역)에서 먼저 최창남이 오느냐 안 오느냐 부터 묻고 들어오는 겁니다. 온다고 해야 계약이 성사 되는데, 뒤는 어떻게 될지 몰라도 안 온다고 할 수 없지 않아요? 당연히 온다고 하고 계약을 하지요. 그 정도였어요. 공연이 끝나면 남녀 할 것 없이 팬들이 최창남을 보기 위해 구름같이 몰려 들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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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년대 공연단을 이끌었던 김뻑국 선생의 증언이다. 그만큼 당시는 어떤 내로라하는 명인명창 여럿도 최창남 선생 한 사람 인기만 못 했다는 것이다. 그런 최창남 명창이 어제 (10월 1일) 저녁 7시 중요무형문화재전수화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산타령 최창남전수소 주최, 한국문화재보호재단, 문화재청, 국악방송 후원으로 선소리산타령 보유자 최창남 제6회 정기공연이 열렸다.
1세기에 한 사람 날까 말까하다는 위대한 최창남 명창은 이제 나이가 많은데다가 얼마 전 교통사고를 당해 앉아서 불러야 하기에 서서 불러야 하는 산타령의 제멋이 날지 걱정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비록 의자에 앉아서 한 소리지만 아직 전성기 때 못지않은 기운이 넘쳐흐른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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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자들의 공연 모습 1 |
▲ 최창남 선생과 사회자 방영기 중요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산타령 전수조교
▲ 청중들을 웃고 울린 최창남 선생과 서한범 교수의 대담
중요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산타령 방영기 전수조교의 맛깔스러운 사회로 시작된 공연은 큰 손뼉을 받았지만 특히 깜짝 등장한 한국전통음악학회 회장 서한범 명예교수가 최창남 명창과 나눈 대담은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최창남 명창의 어렸을 적 이야기부터 꺼내 명창의 마음을 편안하게 이끌더니 경서도 민요를 짧지만 여러 대목 부르게 하여 최창남의 멋을 흠뻑 느끼게 한 것이다.
공연 내내 제자들의 열창도 물론 청중들의 호응을 끌어냈지만 재담으로 유명세를 탄 김뻑국 선생이 김순녀 씨와 호흡을 맞춘 재담과 최창남⋅김뻑국⋅방영기⋅이장학⋅강연지가 함께 부른 긴남봉가 등 서도민요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한 한진자⋅한영희의 대감놀이는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하고 추임새는 물론 흥얼거리며 따라 부를 수밖에 없도록 했다.
최창남 명창의 공연은 이름난 명창들이 주된 관객이라는 것,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경서도 명창들 중에서 최창남 앞에 소리를 다듬지 않은 사람이 드물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는 이야기이다. <소리의 마술사>라는 별명답게 타고난 목으로 강하고 부드러운, 어둡고 밝은, 짙고 엷은 소리를 표현하는 현란한 기교는 누구도 넘을 수 없는 그의 영역이라는 평가가 진실임을 공연은 여실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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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자들의 공연 모습2 |
▲ 제자들의 공연 모습 3
▲ 제자들의 공연 모습 4
이번 무대에 올리게 된 종목들은 국악방송이 실황을 그대로 음반으로 제작한다고 해서 더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래서 두고두고 최 명창의 소리를 보배처럼 아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최창남 명창, 그의 천상의 목소리를 우린 맘껏 들길 수 있었다.
▲ 변형된 기타를 연주하며 정선아리랑을 부른 이장학
▲ 김뻑국, 김순녀의 재담
▲ 한진자, 한영희의 대감놀이
▲ 공연에 흠뻑 빠진 청중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