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김영조 기자] 어제 10월 9일은 제567돌 한글날이었다. 특히 법정 공휴일로 재 지정된 첫해여서 그 의미가 자못 큰 날 한글학회는 100여명의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참여하여 제567돌 한글날 경축 큰잔치를 열었다.
▲ 한글학회 주최 제567돌 한글날 경축 큰잔치 모습
먼저 단상에 오른 김종택 한글학회장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인사말을 했다. 특히 이날 공로회원으로 모시는 김리박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장과 신창순 중국 흑룡강성 전 지회장 그리고 한글날 공휴일 지정에 앞장섰던 최광식 전 문화관광부 장관에 대한 각별한 고마움을 표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인사말씀이 끝난 뒤 권재선 대구대학교 명예교수가 ‘2013 한힌샘 주시경 학술상’을 받았다. 권재선 교수는 평생의 과업으로 삼은 <국어학 발전사>를 비롯한 훈민정음 연구는 국어학사상 길이 남을 불멸의 업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 인사말씀을 하는 김종택 한글학회장(왼쪽), 축하 말씀을 하는 김주성 한국교원대학교 총장
▲ ‘2013 한힌샘 주시경 학술상’을 받는 권재선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이어서 최광식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한글나라 큰별’로 모시는 메달 증정식이 있었다. 최 전 장관은 특히 한글날을 공휴일에 지정하는데 발 벗고 나서서 한글을 사랑하는 공직자상의 모범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전장관은 한글날 지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뒷얘기를 들려주었다. 또 “한글날을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축행사에서 더욱 눈길을 끈 것은 두 사람의 공로회원이다. 먼저 김리박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장은 70 평생 일본에 살면서 토박이말 연구에 온 정성을 쏟았음을 물론 한글학회 간사이지회를 창설하였고, 일본에 한글문화를 꽃피우는데 크게 이바지 하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신창순 중국 흑룡강성 전 지회장은 우리말 연구와 교육에 평생을 바쳤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한글학회 중국 흑룡강성지회를 다시 세워 한글문화를 중국에 펼치는데 크게 이바지하였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 ‘한글나라 큰별’ 메달을 받는 최광식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오른쪽)
▲ 공로회원이 된 김리박 일본 간사이지회장(왼쪽)과 신창순 중국 흑룡강성 전 지회장(오른쪽)
이후 행사는 ‘제9회 휴대전화 쪽글 자랑 한마당’ 시상식과 ‘제2회 한글 손글씨 공모전’ 시상식이 이어졌다. ‘제9회 휴대전화 쪽글 자랑 한마당’ 청소년부문 대상에는 노진아의 “내 팔을 휘어잡는 건 당신의 손이지만, 내 마음을 휘어잡는 건 당신의 말이랍니다.”가 뽑혔고, 일반부문 대상에는 김민섭 씨의 “말이란 부족하면 오해를 부르고, 넘치면 화를 부른다.”가 차지했다. 한편 ‘제2회 한글 손글씨 공모전’ 으뜸상에는 권헌우(회사원) 씨가 봅혔다.
마지막으로 축하말씀을 한 김주성 한국교원대학교 총장은 내년 스승의 날에는 세종대왕님을 스승으로 모시는 행사를 치를 것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큰 손뼉을 받았다.
행사가 끝난 뒤 짤막한 대담에 김리박 간사이이회장은 “한글학회 간사이지회는 김승곤 전 회장님과 김종택 회장님의 큰 도움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보잘 것 없는 활동에도 존재를 알아주었다는 것은 나뿐만 아니라 우리 회원들에게 큰 용기를 준다. 현재 일본인들은 한국어 배우는 게 유행일 정도로 열심이지만 동포들은 일본말에 완전히 물들고 있다. 이를 그대로 놔두면 그들은 일본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일본에 사는 동포들이 한국어를 더 잘 배울 수 있도록 정부에서 크게 관심을 쏟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또 신창순 중국 흑룡강성 전 지회장은 “할아버지는 민족성이 강하셔서 한글을 꼭 배워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고, 1시간 동안이나 벌판을 걸어가 한글을 배우러 다니도록 하셨다. 그것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기에 할아버지께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간다. 공로회원을 만들어 주신 건 더 잘하라는 격려로 알고 배울수록 재미나며 아름다운 한글을 위한 일을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 ‘제9회 휴대전화 쪽글 자랑 한마당’ 수상자들, 왼쪽에서 세번째는 시상을 한 권재일 한글확회 학술이사
▲ ‘제2회 한글 손글씨 공모전’ 상을 받는 사람들
▲ 한글날 큰잔치 참석자들
한글날을 단순히 공휴일의 하나로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한글 발전에 더 열심히 노력할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음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