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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동쪽엔 음식디미방, 서쪽엔 음식방문니라, 중심엔 반찬등속

얼레빗) 2633.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은 1670년(현종 11년)무렵에 정부인 장계향 선생이 궁체로 쓴 필사본 조리서입니다. 이 ≪음식디미방≫은 동아시아에서 최초로 여성이 쓴 조리서이며, 한글로 쓴 최초의 조리서이기도 하지요. ≪음식디미방≫ 은 예부터 전해오거나 장계향 선생이 스스로 개발한 음식과, 양반가에서 먹는 각종 특별한 음식들의 조리법을 자세하게 소개했지요. 경북 영양 장계향 선생 생가에는 “음식디미방체험관”이 있으며 여기서 ≪음식디미방≫을 계승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반도 동쪽에 ≪음식디미방≫이 있다면 그만큼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서쪽 충남 홍성에는 《음식방문(飮食方文)니라》가 있고, 중심이랄 수 있는 충북 청주에는 《반찬등속》이 있지요.

   
▲ 장계향 선생의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 표지엔 <규곤시의방>으로 되어 있다. / 숙부인 전의이씨의 《음식방문(飮食方文)니라》, 충북 청주의 《반찬등속》- 왼쪽부터

《음식방문(飮食方文)니라》곧 ‘음식을 만드는 법을 적은 글’이란 책은 신묘년(1891년) '문동(文洞)'이라는 호(또는 택호)를 가졌던 사운종택의 숙부인 전의이씨가 필사한 것입니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화향입주법, 두견주법, 소국주법, 송순주법, 신묘향법 같은 술빚기와 두텁떡법, 혼돈병법, 복영도화고법, 신검채단자, 석탄병법 같은 떡 만들기 그리고 진주좌반연법, 승기약탕법, 삼합미음법, 증구법(개찜), 동화석박지법 같은 요리와 반찬 만들기 따위가 설명돼 있지요. 숙부인 전의 이씨의 후손인 사운종가의 현 종손 조환웅 선생은《음식방문(飮食方文)니라》를 현대어로 번역하여 책으로 펴냈습니다.

그런가 하면 《반찬등속》은 겉표지 맨 오른쪽에는 문자책이라고 쓰여 있고 그 옆으로 계축납월 이십사일(1913년 12월 24일)이라고 쓰여 있을뿐 글쓴이를 모르는 요리책입니다. 책 표지 왼쪽 편에는 이 책이 어떤 책인지 알려주는데 ‘반찬 하는 것을 엮은 책’이라는 뜻의 한자어 ‘찬선선책(饍饍繕冊)’과 ‘반찬을 만드는 일 등’으로 해석되는 옛한글 ‘반찬등속’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 책을 발굴해낸 영동대학교 호텔외식조리학과 지명순 교수는 《반찬등속》에 기록된 낯선 조리법을 실제로 체험하는 잔치를 오는 11월 27일부터 3달 동안 충북대 박물관에서 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