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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조선 최초의 백과사전 《대동운부군옥》과 권문해 선생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635]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조선 중기의 학자 초간(草澗) 권문해(權文海, 1534∼1591) 선생은 선조 22년 백과사전 초고본을 썼습니다. “조선의 지식인들은 중국의 역대 역사, 문화 나아가서는 흥망성쇠에 이르기까지 어제 일처럼 또렷하게 알지만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까마득히 알지 못한다. 이것은 눈앞의 사물은 보지 않고 천리 바깥 것에만 눈을 돌리는 것과 같다.”고 개탄하여 지은 책이 《대동운부군옥》으로 여기에는 단군 이래 조선의 역사, 지리, 문학, 철학, 예술, 풍속, 인물에 대해 조선 명종 임금 때까지의 사항이 20권 20책에 조목조목 정리되어 있습니다.

권문해 선생은 1560년 스물여섯의 나이로 문과에 급제하여 안동대구 부사와 공주목사 등을 지낸 분으로 퇴계 이황에게서 학문을 배워 이름을 날렸고, 특히 역사에 정통하였습니다. 《대동운부군옥》은 중국 송나라 음시부의 《운부군옥》의 체제를 빌어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각 분야별로 정리 한 것으로 임진왜란 이전의 역사와 문화 따위를 알 수 있는 귀한 자료지요. 질적으로도 뛰어날뿐더러 양적으로도 방대한 이 책을 권문해 선생 개인이 집필했다는 것은 어지간한 역사의식의 소유자가 아니고는 흉내도 낼 수 없는 일로 이 책은 그 가치를 높이 인정받아 1986년 10월 15일 국가로 부터 보물 제878호로 지정받았습니다.

   
▲ 권문해의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초고본


권문해 선생은 또한 《초간일기》을 남겼는데 일기는 선생이 47살 되던 해인 1580년부터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한해 전인 1591년까지 12년 동안을 기록한 것입니다. 이 일기는 모두 3책으로 임진왜란 이전 자료가 거의 없는 현실에서 사료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들 권별도 인조반정(1623)과 정묘호란(1627) 시기의 일기인《죽소부군일기》를 남겼는데 이는 아버지와 아들 모두 조선의 역사의식에 남다른 애정과 정서가 공유되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경북 예천군 용문면 죽림리에는 초간 권문해 선생이 백과사전을 집필하던 초간정이 고즈넉한 원림(原林) 속에 자리하고 있어 언제나 초간선생을 그리워 찾는 이들을 반기고 있습니다.
 

   
▲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43호 초간정(草澗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