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우리의 가장 걸출한 위인 세종은 우리에게 엄청난 유산을 안겨주었다. 그 세종이 통치하던 당시 실제론 얼마만한 과학과 문화의 발전이 이루어졌을까? 어제 12월 13일 늦은 1시 30분에 세종대왕기념관 강당에서는 (사)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교육부와 한글재단이 후원하는 “세종시대 과학문화의 재조명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날 첫 주제발표는 연세대 나일성 명예교수의 “세종시대의 천문기상학”이었다. 발표에서 나 교수는 “세계적으로 아무 것도 없었던 15세기에 엄청난 천문학적 성과를 이룩한 것이 세종시대였다. 특히 세종은 오목해시계(앙부일구)를 만들어 백성에게 시간을 준 위대한 인물이었다.”라고 진단했다.
▲ 발표자들 나일성, 한영호, 정호완(윗줄 왼쪽부터), 정우영, 이경록, 박종국(아랫줄 왼쪽부터)
이어진 발표는 건국대학교 한영호 교수의 “기록 재구성을 통해 살펴본 《칠정산》의 감춰진 모습이었다. 그런데 청중들의 눈길을 끈 것은 다음 발표인 정호완 대구대 명예교수의 ”신기전의 체험학습 모색“이었다. 정 교수는 ”임진왜란 3대대첩의 하나인 행주대첩을 보통 알기로는 행주치마에 돌을 날랐던 부녀자들 덕에 전투에서 이길 수 있었다고 하지만 실제로 행주치마는 없었고, 신기전이 일등공신이었다. 사정거리 50~100미터를 자랑하는 왜군의 조통을 무기력하게 만든 사거리 2킬로미터에 이르는 신기전 덕에 열배가 넘는 왜군을 물리칠 수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그 신기전의 체험학습을 제안했다. 신기전을 체험함으로써 학습자 스스로 흥미를 느끼고 나라와 겨레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귀를 기울이는 청중들
이어서 동국대 정우영 교수는 “세종시대 훈민정음 관련 문헌의 국어학적 재조명”이란 주제의 발표에서 “종성부용초성(終聲復用初聲)에 대한 논란을 자세히 짚었으며, 이경록 한독의약박물관장은 ”《향약제생집성방》과 조선 초기의 의약“이란 발표에서 고려시대의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과 조선시대의 《향약제생집성방(鄕藥濟生集成方)》을 견주어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의약에 대한 차이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발표에 나선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박종국 회장은 “한문 문헌 언해와 현대화 고전국역사업”이란 주제 발표에서 “우리 겨레의 뛰어난 문화유산을 어떻게 하면 영원히 보존하여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우리의 당면 과제이며, 그 고민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고전국역사업”이라면서 고전국역사업의 의미와 과정을 짚어주었다.
▲ 발표자와 토론자들의 종합토론
주제발표가 모두 끝난 다음 박병천 경인교육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발제자들과 김성수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 임채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교수, 김슬옹 한글학회 연구위원 사이에 치열한 토론도 있었다.
세종시대 우리는 엄청난 문화와 과학 발전을 이루었다. 그것에 견주면 실상 세종시대는 아직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라도 이런 학술대회를 여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음은 물론 성과가 적지 않음을 실감한 자리였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 |
||
▲ 국립고궁박물관에 복원해놓은 자격루. 세종시대에는 자격루를 비롯해서 수많은 과학, 천문기기를 개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