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밝아온 2014년은 갑오년 말띠해입니다. 《삼국사기》, 《삼국유사》에 나타난 기록에 따르면 말은 모두 신령스러운 동물이지요. 금와왕, 혁거세, 주몽과 같은 국조(國祖)가 탄생할 때에 말은 상서로운 징조로 나타나고, 백제가 망할 때는 말이 흉조를 예시하여 주고 있습니다. 특히 박혁거세 신화와 천마도의 백마는 최고 지위인 조상신이 타는 말로 인식되었고, 후대로 내려오면서 고대 소설, 시조, 민요 따위에서는 신랑, 소년, 애인, 선구자, 장수가 타고 오는 것으로 나타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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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황남동 천마총에서 출토된 국보 제207호 "천마도장니(天馬圖障泥)" |
중국 고대 지리서 《산해경(山海經)》에 따르면 천마는 날 수 있는 상서로운 짐승으로 천마가 나타나면 풍년이 들 징조라고 쓰여 있습니다. 또 천마는 하늘의 신령한 짐승으로 사슴 머리에 용의 몸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천마도 처음은 아마도 덕흥리 벽화고분 것일지도 모릅니다. 오랜 세월 풍상을 겪어 선명하지 못하지만 천정에 나타난 말 옆에 ‘천마지상(天馬之像)’이라고 쓰여 있어 천마도임이 분명하지요.
세시풍속에서는 말을 여섯 가축의 하나로 생각하고 정월 상오일, 10월 말날에 특별히 말을 위해 제물을 차리고 고사를 지냈습니다. 그런데 이번 갑오년을 청말띠 해라고들 합니다. 갑(甲)이 청색을 상징하기 때문에 그러하다고 하지만 사실 예전 황금돼지해나 흑룡해처럼 억지로 붙인 얘기인 듯 합니다. 어쨌거나 오늘은 양력으로 새해가 시작됩니다. 종묘제례악에서 박이 그 시작을 알리듯 보신각 제야의 종은 울렸습니다. 말이 힘차게 도약하듯 올 한해 모두가 큰 복을 받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