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옛 사람들은 농사를 바탕으로 살았기에 농사를 짓는데 필요한 노동력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자손이 번성한다는 다산(多産)은 매우 중요한 덕목이었지요. 따라서 이를 기원하는 상징적인 기호나 무늬들이 그릇 같은 데에 흔히 등장하는데 그 대표적인 무늬가 바로 포도, 석류, 물고기, 동자 따위입니다. 특히 석류는 그 안에 들어 있는 많은 씨앗들로 인하여 자손을 많이 둘 것이란 뜻으로 여겨져 청자의 무늬로 자주 나타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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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자 석류모양 주전자>, 국립중앙박물관 |
여기 <청자 석류모양 주전자>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것으로 12세기에 만든 높이 18.3㎝, 몸지름 17.5㎝ 주전자입니다. 동식물을 본떠 만든 상형 청자는 대체로 물레를 이용하여 겉모습을 만든 뒤 그 바깥에 돋을새김(양각) 또는 오목새김(음악) 기법으로 무늬를 조각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처럼 4개의 석류를 조합하여 만든 것은 매우 특별한 모습입니다.
주전자의 몸통은 세 개의 석류 위에 또 다른 석류 하나를 올려놓음으로써 안정된 삼각형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또 여기에 잎과 가지를 응용하여 귓대부리(주구)와 손잡이를 만드는 등 뛰어난 구성력을 보여준다는 평가지요. 입과 가지는 가는 오목새김 선으로 잎맥 등이 세부적으로 묘사되었으며, 각각의 석류는 잘 익어 터진 것처럼 흰 반점으로 톡톡 터지는 씨 알갱이를 표현하여 석류가 가진 상징적인 의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