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최우성 기자] 겨울 무성한 잎이 떨어진 관동팔경을 돌아 본다. 강릉 경포대는 동해안의 절경 중의 하나다. 관동팔경의 제1경이 바로 경포대로 바람이 퍼나른 모래언덕이 호수를 만들었고, 그 건너편 안쪽으로 10여 미터 낮은 언덕 위에 경포대가 자리하고 있다.
예전엔 그 경포대에 올라서 보면 동쪽 바다방향으로 바로 경포호가 있어 잔잔한 호수가에 물새떼들이 노닐고 멀리로는 주변의 산천 경계를 볼 수 있었다. 그 경치가 아름다워 많은 이들이 감탄하던 곳이 경포대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경포대가 문화재로 지정은 되어 있지만 안타깝게도 경포대에 서서 바라다 보던 경치는 찾아 볼 수 없다. 그것은 마치 삼척 죽서루에서 오십천을 바라다 보던 아름다운 풍광이 현재는 아파트와 현대식 건물로 들어서 버린 꼴과 같다.
경포대에 올라 관동의 제1경이라는 말을 새겨는 보지만 눈 앞에 풍광은 현대식 건물뿐이니 안타깝다. 현판에 붙은 제일강산(第一江山)이라는 말이 어째 야속하고 무색하다. 경포대 안쪽 천장부근에 붙은 수십개의 싯귀들이 너무도 현실감이 떨어진 지금, 옛사람들이 즐기던 천하제일 경포대는 시인의 시 속에서나 찾아볼 수 밖에 없다.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문화재수리기술자로 한국인의 삶을 담아온 전통건축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을 하고 있다. 파주 화석정, 파산서원 등과 영주 소수서원의 정밀실측설계, 불국사 일주문, 안동하회마을, 제주성읍마을, 영주 무섬마을 등 문화재보수설계 일을 맡아했다. 포천시민의 종 종각설계, 용마산 고구려정, 도피안사 대웅전, 봉선사 종각 등을 설계하였다. 현재 사진활동은 한국불교사진협회 회원, 해리티지채널사진기자, 포토클럽 회원으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