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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지구를 살리는 길, 자전거를 타자

[수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8] 자전거에 숨어있는 비율

[그린경제/얼레빗 = 이규봉 교수]  20082월에 제대를 막 한 아들과 함께 보름 동안 타이완에 자전거 여행을 간 적이 있다. 공항 인근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해안을 따라 시계 반대 방향으로 가는 여행이었다. 서해안은 밋밋하기 그지없었으나 남쪽 끝에 있는 켄팅(墾丁) 국립공원을 시작으로 동해안의 거의 모든 길은 절경이었다. 북부해안을 지나 서해안으로 오면 딴수이(淡水)라는 도시가 나온다. 이 도시에서 하구를 따라 발리(八里)까지 15km의 자전거 전용도로가 설치되어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였다. 정말 경치 좋은 곳에 보행자와 자전거를 위한 이 길은 사람과 자전거가 다니는 길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을 뿐 아니라 오토바이는 들어올 수 없도록 저지대를 만들어 놓았다. 

   
▲ 딴수이에서 발리까지 자전거 전용도로

자전거를 타자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된 자전거 길이 없었다. 타이완의 이러한 자전거 길이 부러워 대전을 중심으로 하는 인터넷 신문인 디트뉴스에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여기에서 우리나라도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끊어지지 않은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썼다. 그 후 5년이 지난 2003년 우리나라에는 상상도 못한 자전거 길이 생겼다. 내가 기대한 것 이상으로 세계에서도 유일한 자전거 전용도로가 생겼다.

도시와 도시의 연결을 떠나 4대강을 중심으로 전국을 연결하는 자전거 도로가 생긴 것이다. 이것을 한민족의 저력이라고 해야 할까? 너무 짧은 기간에 만들어졌고 자전거에 맞지 않게 환경을 파괴했으며 자전거의 교통수단보다는 레저 및 관광에 치중했다. 정권이 바뀌고 이후 생길 유지비를 생각하면 끔찍하다.  

기름값이 올라가고 정부 정책으로 자전거 도로가 많이 생기면서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자전거는 일반적으로 생활용과 레저용으로 나눌 수 있다. 대체적으로 생활용은 가격이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레저용은 비싸다. 자전거의 가장 좋은 점은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교통수단으로 매우 경제적이고 사용하기에 편리하다는 것이다. 갈수록 비싸지는 기름값과 대중교통비를 생각하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것은 교통비를 100% 가까이 절약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자전거 타는 것은 아주 재미있고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출퇴근이나 통학하는 사이 우리의 건강은 몰라보게 좋아진다. 게다가 대기환경을 좋게 하여 자전거를 타는 행위는 남에게 이로운 일을 하는 것과 같다. 출퇴근이나 통학은 어차피 해야 하는 시간으로 이 시간에 자전거를 이용하면 따로 돈과 시간을 들여 다른 운동을 할 필요가 없다.  

나를 살리고 이웃을 살리는 길  

차를 타고 가면 폐쇄된 공간에 갇혀있게 되어 외부의 자극에 폭력적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자동차 안에서 큰 소리 치고 얼굴을 붉히는 행위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전거를 타고 가면 내 힘으로 바람을 가르고 달리게 되어 사람과 세상을 보다 긍정적이고 밝게 본다. 집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출근하면서, 직장이나 학교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귀가하면서 풀 수 있다. 건강에 안 좋은 스트레스가 거의 쌓이질 않는다.  

자전거를 타면 건강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면서 교통비까지 절약한다. 아울러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면 타는 만큼 자동차 운행이 줄게 되어 그만큼 대기환경을 좋게 하여 이웃에 좋은 일을 한 것과 같다. 그뿐 아니다. 잊혔던 골목길이 다시 보인다. 따라서 자전거 출퇴근이나 통학을 하면 일석사조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침시간이 너무 빠듯해 자전거로 갈 여유가 없다는 사람은 조금만 더 일찍 일어나면 된다. 그만큼 더 즐겁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많은 경우 특히 교통체증이 심하면 자전거는 지하철이나 버스보다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심지어 자가용이나 택시보다도 빠른 경우가 많다. 짧은 거리는 여유가 없을수록 자전거로 가는 것이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어 좋다. 

자전거로 가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고 위험하다고도 한다. 물론 너무 멀거나 위험한 곳이 많다면 굳이 탈 필요는 없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목적지까지 한 20km 이내이면 타볼만하다. 자전거는 차로 분류되므로 자전거 도로가 없는 한 차도를 이용해야 한다. 차도에서 운행중인 자동차가 일부러 와서 자전거를 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차도에서는 반드시 우측통행을 하고 길 오른쪽에 치우쳐 가며 항상 뒤에서 오는 자동차를 조심해야 한다.  

자전거는 겨울에도 충분히 탈 수 있다. 단 적당한 방한복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자전거를 타지 못할 정도로 춥거나 비가 많이 오는 날씨는 일 년에 얼마 되지 않는다. 가까운 일본에는 비가 와도 우산을 들고 타는 사람들이 많다. 

자전거는 보관할 데도 마땅치 않고 도난의 여지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잘 찾아보면 우리 주변 어딘가에 보관할만한 곳이 꼭 있다. 아니면 접기가 가능한 작은 자전거를 이용하면 보관이 쉽다. 자전거가 많이 사용되면서 자전거 도둑이 늘어나고 있으니 자전거 보관에 좀 더 신경 쓸 필요는 있다. 

옷 갈아입기가 불편하다고 하는데, 출퇴근용으로 가볍게 탈 경우 출근 복장으로 타면 된다. 굳이 자전거 복장을 할 필요가 없다. 통이 넓은 바지를 입는 경우 오른쪽 발목 위의 바지를 반드시 감아주어야 하다. 그래야 체인에 걸리는 일을 막을 수 있다. 헬맷은 마실 다닐 정도로 가볍게 다니지 않는 한 반드시 쓰는 것이 좋다. 자동차의 안전벨트라 생각하면 된다. 좀 불편하지만 사고가 나는 경우 안전에 큰 역할을 한다. 

땀 흘리고 샤워하기가 마땅치 않을 수도 있지만, 자전거를 타면 항상 바람이 자전거 속도에 비례하여 불어온다. 굳이 빨리 달릴 필요 없다. 천천히 타면 많은 땀을 흘리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수건을 물에 적셔 땀 난 부위를 닦으면 개운해진다. 나를 살리고, 이웃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고 그리고 지구를 살리는 길, 자전거를 타자. 

적당한 기어비를 이용하면 타기에 편리한 자전거 

자전거는 바퀴의 크기에 따라 일반 자전거와 작은 자전거로 나뉜다. 일반자전거의 바퀴는 보통 27인치와 26인치를 사용한다. 포장된 도로를 타는 도로자전거는 주로 27인치로 되어 있고, 비포장도로도 탈 수 있는 산악자전거는 주로 26인치로 되어 있다. 그보다 작은 자전거는 미니벨로(Mini Velo)라고도 하는데 20인치 이하의 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말한다. 

1인치는 약 2.54cm로 바퀴 크기는 바퀴를 다는 테의 지름을 나타낸다. 바퀴의 테에 다는 타이어도 크기에 따라 다양하다. 따라서 바퀴의 크기는 테의 크기와 거기에 덧붙인 타이어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26인치 테에 2.0인치 타이어를 달면 바퀴의 둘레는 약 212cm 정도 되고, 1.75인치 타이어를 달면 이것보다 조금 작은 207cm 정도 된다.  

일반적으로 산악자전거는 앞 기어가 3단이고, 뒷 기어가 9단으로 되어 있어 총 27단의 기어를 사용할 수 있다(요즘은 10단 기어도 나온다). 도로자전거는 앞 기어가 2, 뒷 기어가 10단으로 20단이다. 작은자전거는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필자가 갖고 있는 다혼(Dahon)의 뮤에스엘(Mu SL)은 앞 기어는 하나이고 뒷 기어만 9단이다. 

   
▲ 산악자전거 기어

   
▲ 도로자전거 기어

   
▲ 작은 자전거 기어

기어의 크기는 톱니 수로 재는데 단위를 보통 T(teeth)로 사용한다. 따라서 32T 라 함은 32개의 톱니가 균일하게 달려 있다는 것을 뜻한다. 산악자전거 엘파마(Elfama) 티타니아(Titania) 앞 기어가 3단으로 44x32x22T이고(이 의미는 가장 큰 기어가 44T, 중간 기어가 32T 그리고 작은 기어가 22T라는 뜻), 뒷 기어는 9단으로 가장 작은 기어 11T에서 가장 큰 기어 34T까지 고루 되어 있다(11~34T). 도로자전거 세벨로(Cervelo) 듀알듀라에이스(Dual Dura Ace)는 앞 기어가 2단으로 53x39T, 뒷 기어는 10단으로 11~23T 그리고 작은자전거 다혼 뮤에스엘은 앞 기어가 53T, 뒷 기어는 9단으로 11~32T이다.  

자전거의 회전비 

자전거에서 페달의 회전수 대 뒷바퀴의 회전수의 비를 회전비라 한다. 페달을 한 바퀴 돌렸는데 뒷바퀴가 두 바퀴 돌면 회전비는 2가 된다. 앞 기어가 32T이고 거기에 물린 뒷 기어가 16T이면 페달을 한 바퀴 돌리는데 따라 뒷바퀴는 두 바퀴씩 돌아간다. 한번 페달을 돌리는데 뒷바퀴가 4바퀴 돌면 2바퀴 도는 것보다 속도는 빠른 대신 힘이 더 든다. 그러나 뒷바퀴가 반 바퀴만 돈다면 속도는 느리나 페달을 밟는 힘은 상대적으로 덜 든다.  

페달이 달려 있는 앞 기어(크랭크)와 뒷바퀴를 돌리는 뒷 기어(스프라켓)에는 톱니가 달려있다. 따라서 회전비는 이들 톱니수의 비로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회전비=앞기어의 톱니수/뒷기어의 톱니수 

산악자전거와 도로자전거 그리고 작은자전거의 회전비는 각각 다음 표와 같다.  
 

   
 

다음 편에서 이 많은 기어를 다 조합해서 사용할 필요가 없는 이유를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