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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꽃은 피지 않았지만 버들이 허리를 흔드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717]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위 한시(漢詩)는 시와 술을 즐기며 당대 석학들과 어울린 고려시대 학자 이인로(李仁老, 1152 ~ 1220)의 <조춘강행1(早春江行1), 이른 봄 강가를 걸으며>입니다. 이른 봄 아직 꽃들은 망설이고 있지만 휘휘 늘어진 버들은 마치 허리를 흔들 듯 춤을 춥니다. 우리는 능수버들이 마치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 듯 한다하여 버들강아지라 하는데 버들강아지는 다른 꽃들보다 먼저 봄나들이를 하지요. 시인은 또 새봄을 맞아 물결 속에서 뛰는 물고기의 붉은 빛과 하늘가의 흰빛 해오라기를 잘 견주고 있습니다.

이인로는 시문(詩文)뿐만 아니라 글씨에도 능해 초서(草書)·예서(隸書)가 특출하였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은대집(銀臺集)》, 《후집(後集)》 《쌍명재집(雙明齋集)》, 《파한집(破閑集)》 따위가 있지만 현재는 시화집(詩話集)인 《파한집》만 전합니다. 그는 《파한집》을 쓴 까닭을 “만약 우리들이 진정으로 선인들의 글을 찾아내어 기록으로 남겨 후세에 전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훌륭한 글들이 자취도 없이 사라진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했습니다. 이인로가 아니었다면 훌륭한 옛글을 지금 우리가 읽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 이인로(李仁老, 1152 ~ 1220)의 《파한집(破閑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