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1 (토)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우리문화편지

임금이 초가로 거처를 옮기고 식음을 끊은 까닭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737]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원상 최항, 김질이 아뢰기를, ‘근래 날씨가 가뭄이 들어 임금께서 몸소 근신하는 뜻으로 수라상의 음식 가짓수를 줄이신 지가 이미 오래 되었는데, 지금 또 낮에 물을 만 밥을 올리도록 하시니, 예전 임금님께서도 그렇게 하지는 않으셨습니다.’ 하니 성종이 말하기를, ‘세종임금께는 비록 풍년이 들었더라도 수반을 올렸는데, 지금 수반을 쓴들 어떻겠는가?’ 하였다. 김질이 다시 아뢰기를, ‘보통 사람들도 지라와 위장이 찬 것을 싫어하기에 수반이 이 비위를 상할까 염려하는데, 하물며 임금님께서야 말할 필요 있겠습니까?’ 하니 다시 임금이, ‘경의 말과 같다면 매양 마른 밥만 먹어야 하겠는가?’ 하였다." 위 내용은 《성종실록》 6권 1년 6월 1일 기록입니다. 또 《인조실록》 22년(1644) 5월 5일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도 있습니다.


   
▲ 재앙이 닥치면 임금은 초가로 거처를 옯기고 식음을 끊었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인심이 이미 떠났고 나라의 형세가 이미 위태해져서, 헤아릴 수 없는 변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일어났고, 위험한 종기가 이미 터져서 고름은 짜내 버렸지만 원기는 저절로 손상되었으며, 천재와 시변이 날로 더욱 심해져서, 조정과 외방이 모두 걱정하며 당황하여 아침저녁도 보전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전하께서 이런 때에 만일 마음속으로 대단히 경계하여 그 정사를 고쳐 바로잡지 않으신다면, 아마도 재앙과 난리가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요, 우리를 사랑하던 하늘도 반드시 우리를 버릴 듯하니, 어찌 크게 두려워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조선시대에는 가뭄, 홍수가 들거나 전염병이 돌아 백성들이 고통을 받으면 임금이 나라를 잘못 보살펴서 하늘로부터 벌을 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수라상의 반찬을 줄이거나 물을 만 밥을 먹기도 했고, 심지어 초가로 거처를 옮기고 음식을 전혀 먹지 않거나 약도 먹으려 하지 않는 등 백성의 고통에 함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진도 앞바다에서는 여객선이 침몰하는 큰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위정자들이 제대로 반성하기는커녕 일부 정치인들은 폭탄주를 마셨다고 하니 조선시대 임금보다도 못한 사람들이 지금의 정치인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