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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은 입하, 이팝나무꽃이 쌀밥으로 보인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747]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일곱째 입하(立夏)로 여름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때입니다. ‘보리가 익을 무렵의 서늘한 날씨’라는 뜻으로 맥량(麥凉), 맥추(麥秋)라고도 하며, ‘초여름’이란 뜻으로 맹하(孟夏), 초하(初夏), 괴하(槐夏), 유하(維夏)라고도 부르지요. 이때가 되면 봄기운은 멀어지고 산과 들에는 녹음이 짙어지며, 개구리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또 이때 낮에는 온갖 나비가 날아들고, 해가 지면 반딧불이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밭에는 참외꽃이 피기 시작하는가 하면, 들에는 토끼풀꽃, 산에는 으아리꽃 향기가 짙어지지요. 그뿐만 아니라 뽕나무 잎이 활짝 펴 아낙네들은 누에치기 바쁘고, 소나무 꽃이 피어 온 동네가 노란 송홧가루로 뒤덮입니다.  

입하에 관련된 속담도 많습니다. 예전에 벼를 이모작 할 때 입하 무렵엔 못자리를 하므로 바람이 불면 씨나락이 몰리기에 이때 못자리 물을 빼서 피해를 막으라는 뜻에서 "입하 바람에 씨나락 몰린다."라는 속담이 있었습니다. 또 입하 즈음이 되면 모심기가 시작돼 농가에서는 들로 써레를 싣고 나온다는 뜻으로 "입하물에 써레 싣고 나온다." 라는 속담도 있었으며, 입하 무렵에 물을 잡으면 한 달 동안 가두어두기 때문에 비료손실의 양이 많아져서 농사가 안 된다며 "입하에 물 잡으면 보습에 개똥을 발라 갈아도 안 된다."라는 속담도 있었습니다.


   
▲ 허기지던 농사꾼, 이팝나무가 쌀밥으로 보였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입하에 피는 꽃으로는 이팝나무가 있습니다. 예전 가난한 백성은 그저 밥이나 배부르게 먹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논에서 온종일 허리를 펴지도 못하고 농사를 지을 땐 뱃가죽과 등짝이 서로 들러붙는 듯 허기에 지칩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이팝나무꽃이 마치 흰 쌀밥으로 보였기에 이팝나무라고 불렀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팝나무는 쌀밥나무라고도 불리지요. 또 다른 이야기로는 이팝나무란 이름은 입하 무렵 꽃이 피기 때문에 ‘입하목(立夏木)’이라 부른 데서 유래했다고도 하며, 조선시대 왕족인 이씨(李氏)들이나 귀족 양반들이 먹는 ‘이씨의 밥’이 ‘이(李)밥’으로 변해 이팝나무가 됐다는 얘기도 전합니다. 이즈음 우리 주변에 이팝나무꽃이 쌀로 보이는 이웃은 없는지 살펴보고 입하 무렵의 시절음식 쑥버무리를 해서 나눠먹으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