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중종 때 곧 16세기는 가뭄과 홍수, 역병, 병충해 따위의 자연재해가 자주 일어났고 이때문에 오랜 흉년으로 이어졌습니다. 중종 15~23년에는 해마다 두세 달 동안 비가 오지 않았지요. 반대로 20~21년에는 홍수가 잦아서 평안도와 황해도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중종 19~22년에는 전염병도 온 나라를 휩쓸었는데, 평안도와 충청도, 함경도 같은 곳이 더욱 심각했지요. 중종 21년에는 병충해 피해가 있었는데, 16세기 가운데 가장 큰 피해였습니다.
▲ 극심한 흉년에 중종은 고심하지만 모반의 무리도 생겼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재변이 여러 번 일어나고 어제는 또 우박이 있었다. 하늘에서 재변을 내리는 것이 어찌 연유가 없겠는가? 정사가 잘못되고 사람들이 원망하는 것은 그 잘못이 나에게 있는 것이니 내가 매우 두려워한다. 경들은 각각 나의 잘못한 일을 말하라. 또 외방 수령(守令)이나 서울에 있는 관리로서, 백성을 침탈하고 형벌을 남용하는 일이 없도록 거듭 금령을 밝히며, 민폐(民弊)에 관계되는 일은 뽑아서 아뢰라.”
이는 중종실록 4월 11일의 기록입니다. 이어 4월 12일에는 “내가 무슨 잘못한 것이 있어 이 재변을 내리는 것인지 모르겠다. 형벌하여 죽인 것이 무고한 사람에게 미쳐서인가? 벼슬과 상주는 일을 잘못 해서 그런 것인가? 백성들이 부역과 세납에 시달려 지탱할 수 없어서인가? 어진 선비가 하급 관직에 머물러 있어 뜻을 펴지 못해서인가? 재앙이 마침 나의 몸에 와 있으니 구제할 길을 모르겠다. (...) 모든 신하로 하여금 하늘의 꾸지람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지 말하게 하라.”
중종은 이렇게 고심하지만 재위 내내 재해는 계속 되었습니다. 급기야 자연재해가 극심한 흉년이 되자 중종 20년(1525) 3월에는 “중종을 없애면 풍년이 들 것”이라는 생각으로 모반을 계획하였다가 들키는 사건까지 일어납니다. 이와같이 조선시대 임금들은 재앙이 곧 자신에 대한 하늘의 벌이라 생각하여 근신하고 전전긍긍하기까지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