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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농부가를 부르며 혹독한 삶을 이겨낸 농부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765]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우리 민요 가운데 <농부가>가 있지요. 노랫말은 부르는 이에 따라 다양한데 “어~~화 농부님 서마지기 논빼미가 반달만큼 남았네. 니가 무슨 반달이야 초생달이 반달이로다.”라는 노래는 우리에게 익숙합니다. 아마도 이 농부가를 불렀던 이는 수령이나 양반들에게 다 빼앗기고 남은 논이 반달만큼 남았나 봅니다. 얼마나 착취를 당했으면 농사지을 땅이 반달만큼 남았는지  기가 막힐 일이겠지만 그래도 농부는 '노래 한토막'으로 마음을 달랩니다.  

   
▲ 단원 김홍도의 <춘일우경(春日牛耕, 봄날 논 가는 풍경)>, 국립중앙박물관

그런가 하면 이런 노랫말도 있습니다. “어화~어화 여어루 상~사~듸이여 우리남원 사판이다 어이하여 사판인고 부귀와 임금은 농판이요 장천태수는 두판이요. 육방관속은 먹을판 났으니 우리 백성들 죽을판이로다 .” 여기서 “사판”이란 사판(死板) 곧 “죽을 판국”을 말합니다. 흔히 “이판사판이다.”라고 할 때 쓰는 “사판”과 같은 말이지요. 또 “농판‘은 ”바보판“을 이르는 전라도 사투리입니다. 벼슬아치들이 백성을 향한 ”가렴주구(苛斂誅求, 가혹하게 세금을 거두거나 백성의 재물을 억지로 빼앗음)에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그러니 백성이 “살판”이 아니라 “죽을판”이 되는 것이겠지요.

농부가는 이어집니다. “어화~어화 여어루 상~사~듸이여 여보소 농부님 말 듣소 어화 농부들 말 들어 고대광실을 부러 말소 오막살이 단칸이라도 태평성대가 제일이라네.”라며 노래하지요. 비록 농부는 오막살이 단칸에 살망정 태평성대만 되면 고대광실을 부러워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백성은 연이은 흉년과 벼슬아치들의 횡포 그리고 왜구들의 노략질에 극도로 피폐한 삶을 살아야했지만 그렇다고 슬픔에 빠져있지 않고 스스로 노래를 지어 고난에 찬 현실을 극복하며 살아갔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