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고려는 모시와 삼을 스스로 심어 많은 사람들이 베옷을 입는다. 제일 좋은 것을 시라고 하는데 깨끗하기가 옥과 같고 폭이 좁다. 그것은 임금과 귀족 그리고 신하가 다 입는다.” 이는 서긍이 지은 《고려도경》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고려사절요》에는 “모시실이 너무 가늘어서 매미 날개처럼 투명하게 보인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시는 예부터 깨끗하고 정갈한 느낌을 주는 여름 옷감의 대명사입니다.
모시에 관한 오래된 기록으로는 5세기 무렵 가야시대에 발굴된 직물 48점 가운데 대마직물이 30점이고 모시가 17점이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대의 모시는 옷을 만들어 입는다기 보다는 금속물에 부착하는 띠나 끈으로 썼으며 통일신라시대 무렵부터 다양한 모시옷이 선을 보입니다. 이러한 모시옷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는 한성에 저포전이 생길 정도로 활발한 생산이 이뤄졌는데 특히 예종 때에는 한산지역의 모시를 토산품 공물로 지정할 정도로 모시의 거래가 활발했습니다.
▲ 아름다운 모시 옷감(왼쪽), 무형문화재 보유자 방연옥 명인이 모시 옷감을 짜고 있다.
이름난 모시 산지로는 충청도 저산팔읍이 유명한데 이는 곧 서천군의 한산, 서천, 비인, 부여군의 임천, 홍산, 보령시의 남포, 보령, 청양군의 정산을 말합니다. 한 여름 무더위에는 그만이던 모시옷은 손질이 까다로워 현대의 다양한 옷감에 찾는 이들이 줄고 말았습니다만 충남 한산에서는 올해로 25회째 ‘한산모시문화제’를 열고 있습니다. 이제 슬슬 무더위 철로 들어서는데 오는 6월 21(일)부터 24일(화)까지 한산모시관에서 열리는 모시문화제에 가서 여름철을 시원하게 날 수 있는 모시옷 한 벌 마련하면 어떨까요?